베트남, 돈 주고 사는 가짜신랑..이유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보수적인 베트남 사회에서 남들의 눈을 의식한 가짜 결혼이 성행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가짜 결혼은 차별을 견디다 못한 미혼모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가짜 결혼식을 올린 A씨도 그중 한 명이다.
A씨는 임신 후 가족으로부터 '미혼모가 되면 망신당한다’는 압력을 받아 남편 역할을 할 사람과 하객을 동원해 결혼식을 올렸다.

A씨는 가정이 있는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로 임신하게 됐지만 비난은 A씨에게 집중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가짜 결혼은 양가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식 올린 부부도 이용하는데 이유는 A씨처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다.

A씨는 “미혼모가 되는 것 보다 이혼한 미혼모가 되는 게 덜 비난 받는다”며 “가짜 결혼 후 이혼 소식을 알리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젊은 층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혼전 동거나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하는 수술 등에 긍정적인 생각을 보인다.

하지만 보수적인 부모세대의 압력이 여전하여 가짜 결혼 후 연기하듯 생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해졌다.

결혼 파견업체 대표는 “지난 몇 년 새 가짜 결혼이 수천 건 진행됐지만 실태는 전해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시골 마을 출신자들이 주를 이룬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어 “부모세대와 노인세대는 결혼 후 남녀가 함께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세대는 이들의 뜻을 거르지 못해 큰돈을 내면서까지 가짜 결혼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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