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마음대로 팔고 제한하고… 해도 너무한 가상화폐거래소

고객 가상화폐 마음대로 팔고… 출금액 제한하고… / 공정위, 12곳 14개 조항 시정권고 / 책임은 안지고, 위험은 고객 전가 / 빗썸, 순익 4272억… 171배 급증
빗썸, 업비트 등 가상화폐 거래소가 고객의 입출금을 제한하는 등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업체는 고객의 가상화폐를 마음대로 팔 수 있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린 거래소들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면책조항을 앞세워 거래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개 가상통화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총 14개 유형의 불공정 조항을 발견해 시정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코빗, 코인네스트, 코인원, 두나무(업비트), 리너스(코인레일), 이야랩스(이야비트), 웨이브스트링(코인이즈), 리플포유, 코인플러그(Cpdax), 씰렛(코인피아), 코인코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12개 거래소 모두 업체의 과실로 생기는 책임은 회피하고, 거래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약관을 두고 있었다. 이들 업체는 가상화폐 발행관리 시스템이나 통신서비스 업체의 불량, 서버점검에 따라 가상화폐 전달에 하자가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또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 회원 PC에 대한 해킹 등도 책임이 없다고 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불가항력 사유가 아니라면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 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민법상의 기본원칙이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를 어겼다”고 설명했다. 일부 거래소는 출금액 과도, 관리자의 판단, 장기간 미접속과 같은 포괄적인 사유로 로그인, 거래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두고 있다가 불공정 약관 판정을 받았다.

특히 빗썸과 코인네스트는 6개월 이상 접속하지 않는 회원의 가상통화를 당시 시세로 현금화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출금하지 않은 가상통화는 고객 소유의 재산임에도 별도의 의사 확인 절차 없이 임의로 현금화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두 회사는 공정위의 지적에 따라 해당 약관조항을 삭제했다.

이런 식으로 ‘갑질 약관’을 운용해온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지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비덴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매출액 3334억원, 당기순이익 42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77배, 171배 급증한 금액이다. 당기순이익이 매출액보다 큰 것은 회계처리기준상 당기순이익에 수수료로 받은 가상화폐의 평가이익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은 2114억원, 당기순이익은 1093억원을 기록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백소용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