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4-05 11:29:02
기사수정 2018-04-05 11:33:19
BBC서 사연 소개…염소 지키려고 나섰다가 다행히 찰과상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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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산자야 간디 국립공원에서 쉬고 있는 인도 벵갈 호랑이. |
막대기 하나만 들고 야생 호랑이에 맞선 용감한 인도여성의 사연이 4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소개됐다.
호랑이와 무모한 싸움을 벌였지만 다행히 이 여성은 크게 다치지 않았고, 병원에서 가볍게 치료받은 뒤 퇴원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사는 루팔리 메슈람(23)은 최근 집 밖에서 염소의 비명을 들었다. 키우던 염소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메슈람은 염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근처에 있던 막대기를 집어 들었고 용감하게 호랑이를 때렸다.
그러자 염소를 공격하던 호랑이가 메슈람에게 덤벼들었다. 메슈람은 막대기를 들고 공격을 막아내다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집 안으로 몸을 숨겼다.
모녀는 곧바로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숲 경비원에게 알렸다. 하지만 경비원은 호랑이가 떠난 지 30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고 와중에 염소는 죽었다.
메슈람은 호랑이와 싸우는 과정에서 머리, 허리, 다리, 손 등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다행히 대부분 찰과상에 그쳤다.
메슈람은 사투 직후 피로 얼룩진 얼굴 사진을 셀카로 찍어두기도 했다.
이어 메슈람은 어머니와 함께 인근 병원으로 가서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치료를 받은 뒤 최근 퇴원했다. '호랑이 습격' 열흘 뒤에 찍은 사진을 보면 얼굴에 상처 하나 없을 정도로 회복도 빨랐다.
다만, 딸을 구하려던 어머니 지자브하이는 눈 부위 상처가 낫지 않아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을 치료한 의사는 BBC에 "메슈람이 호랑이에 크게 물리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메슈람 모녀가 사는 마을은 야생동물보호지역과 가까워 호랑이가 종종 나타난다고 BBC는 전했다.
메슈람은 "그런 공격을 당한 후에 이처럼 일찍 마을로 되돌아간다는 점이 조금 걱정되기는 했다"면서도 "하지만 무섭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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