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4-10 19:16:12
기사수정 2018-04-10 22:02:16
미국發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 국내도 회원 탈퇴 네티즌 급증 / 계정 생성도 쉬워 불법광고 온상 / 전문가들 “SNS 태생적 문제”
#1 직장인 최모(31·여)씨는 최근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삭제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불안해서다. 최씨는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괜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져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
#2 대학생 이모(21)씨도 얼마 전 여자친구와 크게 다툰 뒤 페이스북 앱을 지웠다. 모르는 여성들한테 걸려온 ‘친구 신청’을 무심코 받아들인 게 발단이었다. 여자친구는 이들의 페이스북 계정에 성매매 관련 게시글이 가득한 걸 보고 이씨를 의심했던 것.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과 광고 목적의 친구 신청 등에 질려 페이스북을 떠나는 누리꾼이 늘고 있다.
10일 인터넷 업계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회원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며 홍역을 치렀다. 지난 8일에는 데이터 분석업체 큐브유(CubeYou)가 성격분석 퀴즈 앱을 미끼로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3자에게 팔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제대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데다 뒷북 대처를 되풀이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신뢰도가 뚝 떨어졌다. 누구나 제2, 제3의 계정을 만들기 쉬운 탓에 성매매 등 각종 불법행위 광고의 온상이 된다는 점도 사용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애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등장할 때부터 내재돼 있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대중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는 “말이 SNS지 결국은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주고 특정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