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4-11 19:03:48
기사수정 2018-04-12 00:20:51
당사서 당심 구애… 학교서 미래 제시… 광화문서 촛불 부각 / 서울시장 후보자들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 / 박원순, 12일 민주당사서 출마 이벤트 / 박영선, 대안학교서 4차 산업혁명 공약 / 우상호, 원내대표로 ‘탄핵’ 주도 앞세워 / 안철수, 서울시의회 앞마당서 ‘출사표’ / 김문수는 ‘보수 심장부 수호’ 의지 표출
정치인의 출마 선언은 유권자에게 건네는 첫인사나 다름없다. 첫인상이 투표 당일의 표심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출마 선언의 메시지와 내용은 물론 장소 선정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을 적극 활용한 후보들 간 차별화 경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세 명의 후보는 제각각 다른 장소를 선택했다. 시정에 전념하는 차원에서 이벤트를 최대한 늦춘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공식 출마 선언식을 개최한다. 박 시장이 3선 도전의 출발점으로 삼은 곳은 바로 여의도 민주당사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상대적 약점으로 지목되는 ‘당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2011년 재보선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게다가 지금은 민주당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지원을 받았다. 박 시장이 지난 6년간 안정적인 시정 능력을 발휘했음에도 여당 지지층 내부에서 “100% 신뢰하기는 꺼려진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로 인해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민심에 비해 당심에서 다소 열세를 보였다는 분석도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경선 주자인 박영선 의원(왼쪽부터)과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이 지난 3월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개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18일 출마 선언을 한 박영선 의원은 핵심 공약을 부각하기 위한 장소로 영등포구 꿈이룸학교를 택했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4차 산업혁명의 청사진을 제시한 곳이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을 이어받아 서울시를 4차 산업혁명의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곧 변화와 도전을 의미하는데,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꿈을 펼쳐나가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 또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박 의원의 정책방향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우상호 의원은 광화문의 상징성을 활용한 케이스다. 우 의원은 지난달 11일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저는 문 대통령과 협력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야당 원내대표로 탄핵 협상을 주도했던 리더십과 정권교체를 이뤄낸 촛불정신 계승 의지를 부각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는 게 캠프 자체 분석이다.
|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해임 촉구 및 김 원장을 감싸는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
|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야권에서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위원장이 서울의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취지로 서울시의회 앞마당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과거 국회의사당 건물로 활용됐다가 시의회로 거듭난 곳이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보수의 심장부를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당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여의도 당사에서 11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