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대북 압박 보강카드?…주한미군 증강 어떤 뜻 담겼나

증원 인력, 해·공군 아닌 육군 치중/침투작전용 병력 다수 배치된 듯/부대 운용 유연성 극대화에 초점/북핵의 美본토 위협 차단 목적도/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거론 의도/FTA 등 협상서 지렛대 활용 전략
주한미군 병력증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기조에 기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따른 미 본토 공격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 맞서 실제 군사적 옵션 사용을 저울질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최근에는 북한 핵시설 검증에 증원병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주한미군은 병력 2만8500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과거 주한미군은 증원과 감축을 반복해왔다. 미국은 2004년 이라크전쟁으로 주한미군 제2사단 제2여단과 아파치 헬기대대를 이라크로 이동시켰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미국 본토의 포트 루이스 기지에 배치됐다. 병력증원이 확인된 것은 이후 처음이다. 
2만8500명에서 3500명가량 증원된 주한미군 전력은 해·공군보다는 지상군에 치중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해·공군의 전력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 육군의 전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 시점은 2014년 11월이다.

당시 주한미군은 경기도 동두천에 주둔하던 2사단 1기갑전투여단을 2015년에 해체하고 미국 본토에 주둔 중인 1개 여단을 순환배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육군 여단전투단이 45개에서 32개로 축소되면서 고정배치 대신 필요한 곳에 순환배치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순환배치 주기는 9개월 안팎. 이에 따라 2016년 1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소속 제1기갑사단 제2기갑여단 전투단 4500명이 순환배치됐다. 이들 병력은 같은해 10월 텍사스주 포트 라일리 기지 소속 제1보병사단 1기갑여단 전투단 3500여명으로 교체됐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소속 제1기갑사단 제2기갑여단 전투단 4500명이 한반도로 날아들었다. 올해 1월은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 기지 소속 제3보병사단 제1기갑여단 전투단 4000여명의 순환배치가 이뤄졌다. 이들 전력에는 북한의 ICBM 개발에 따른 대응으로 화력 증강과 함께 북한 침투작전을 펼칠 수 있는 인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병력이 증강됐을 수도 있지만 미국 본토 주둔 육군 여단 전투단들 가운데 유사시 주한미군 지원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했던 미국 육군 스트라이커 여단은 C-17 수송기로 신속한 한반도 전개가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최근 미국 육군 사단 편제는 고정된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 예하부대를 추가하거나 빼는 유연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배치된 사드도 병력 증강 요인으로 꼽인다.

주한미군은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에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주둔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 예하 2개 포대 인력을 운용했다.

해외주둔 미군을 위한 매체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와 텍사스 지역 언론인 엘파소 타임스(El Paso Times) 등에 따르면 미 육군 제11포병여단 예하 델타(Delta) 포대 대원 90여명이 지난해 4월쯤 성주 사드기지에 배치됐고, 이어 1개월 뒤 같은 인원의 알파(Alpah) 포대가 파견됐다.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델타 포대는 지난해 3월 사드 발사대 2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뒤 한달쯤 지나 레이더, 사격통제소, 발전기 등이 추가로 반입되는 과정에서 긴급 대응전력으로 텍사스 포트 블리스에서 전개됐다. 이후 알파 포대가 6개월간 한반도 사드의 초기 작전운용을 맡으며, 델타 포대는 미 본토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다시 지난해 8월부터 전개해 10월 주한미군 제35방공포병 여단으로 편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주 사드기지에 미군이 지난해 2개 포대 인력을 투입해 운용한 것을 두고 주한미군 관계자는 “당시 북한의 ICBM 개발에 따른 미 본토 공격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병력은 순환배치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병력 증강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한 것은 한·미 간에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과 무관하지 않다. 북한을 상대로는 선제타격을 위한 병력증원을, 남한에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로 주한미군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