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P2P(Peer to Peer·개인 간 거래)나 플랫폼이 공유경제를 정의하는 중요한 특징이라 볼 수 있겠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공유경제가 ‘도시적 현상’이란 점이다.
플랫폼으로 개인과 개인이 거래를 하려면 그 밑바탕에 무엇을 깔고 있어야 할까? 바로 무수히 많은 개인이다. 다양한 수요가 있는 개인을 플랫폼이라는 기술로 모아 내는 것이 공유경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야 한다. 플랫폼을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으면 나와 같은 취향이 있는 이들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 내가 원하는 독특한 취향을 받아줄 숙소가 반드시 하나 이상 존재해야 적절한 연결이 가능하다. 차량공유 플랫폼인 우버를 이용해 카풀을 하려면 반드시 나와 같은 경로를 이용해 목적지를 향하는 이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그래야 ‘n분의 1’로 비용을 나눠 보다 싼값에 차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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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도시인 서울의 대학로 풍경. 자료=에어비앤비 |
에어비앤비의 여행객들은 특정 동네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길 원한다. 우버는 도시 내 교통을 원활하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자리 중개 플랫폼인 태스크래빗은 특수한 기술을 가진 개인의 능력을 원하는 회사가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 밀도 높은 공간에서 플랫폼을 이용해 상대 니즈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면, 매우 전문화된 영역이 하나의 산업으로 떠오를 수도 있게 된다. 희귀한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층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나라’에서 이뤄지는 거래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더욱 쉽게 이뤄진다. 공유경제는 이처럼 장소 기반형이다.
유엔은 ’세계 도시화 전망 2014’에서 2014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서 살고 있으며, 2050년에는 66%가 살게 될 것이라고 봤다.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 현상은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은 저성장과 더불어 공유경제의 시대를 불러 오는 중요한 토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 논문의 두 저자는 도시 속에서 공유경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고, 공유경제가 도시 문제를 푸는 중요한 해법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유경제는 확실히 현실에 기반해, 장소에 기반한 방식으로 자산과 사람들을 다시 연결하고 있으며, 공유경제기업은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안을 제공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은 공유경제에 대해 도시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공유경제의 본질적 특징을 따지다 보면 우리에게 중요한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 sungwon.eum@airbn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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