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美대선 개입 스캔들’ 추적 보도 NYT·WP,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

트럼프 “가짜뉴스” 맹비난에도 / 공로 인정… 대통령 신뢰에 타격 / NYT ‘와인스틴성추문 폭로’ 수상 / 전세계에 ‘미투’ 캠페인 불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비난한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스캔들’ 보도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언론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16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두 신문을 퓰리처상 내셔널보도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도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했다는 의혹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과 내통은 없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와 보도를 ‘마녀사냥’, ‘가짜뉴스’라고 날 선 비난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난의 당사자인 두 신문이 관련 보도로 최고 권위의 상을 받은 것이다.

이는 해당 보도의 권위와 객관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WP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WP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이 자랑스럽다. 공동수상한 NYT에도 큰 축하를 전한다”며 그동안 자신과 각을 세워 온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퓰리처상 중에서도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공공보도 부문에서는 NYT의 조디 캔터와 메건 투헤이, 미 잡지 뉴요커 기고자 로넌 패로가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폭로한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촉발했다. 음악 부문에서는 켄드릭 라마가 앨범 ‘댐’(DAMN)으로 힙합가수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퓰리처상은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사진·비평·코멘터리 등 14개 부문, 예술 분야에서는 픽션·드라마·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각각 수상자를 선정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