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4-17 21:19:24
기사수정 2018-04-17 21:19:24
故최은희 빈소 추모 물결
지난 16일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최은희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원로배우 신영균(90·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은 “저와는 인연이 많은 분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고인은 후진 양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1960년대 안양영화예술학교를 세웠고, 한국 영화 역사의 뿌리를 든든하게 하고 가셨다”고 평했다. 신 회장은 최은희와 영화 ‘상록수’(1961) ‘빨간 마후라’(1964) ‘저 눈밭에 사슴이’(1969) 등 수많은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
과거 조감독으로 고인과 함께 일했던 이장호(73) 감독은 “한국영화의 한 세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신상옥 감독 추도식이 열린 지 엿새 만에 영면하신 걸 보니 두 분은 정말 숙명적 동반자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엄앵란(82)은 고교 시절 최은희의 영화를 보고 영화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던 일을 털어놓으며 “사생활도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한 분이다. 남들은 제작비가 너무 커서 엄두를 내지 못하던 영화도 용감히 나서 살리려 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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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원로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17일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현재 지방의 한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는 배우 신성일(81)도 최씨의 별세 소식에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일은 최은희, 신상옥 감독의 제작사 신필름을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최은희 소화 데레사님은 영화 속 변화무쌍한 역할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셨고,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홍보대사로 사후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려 주셨다”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원로배우 한지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좌교수 등 영화인들이 자리를 지켰다.
유족들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영화계 의견이 많았지만, 어머님 생전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