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설주 위상 강화…'동지'에서 '존경하는~ 여사' 극존칭으로 불려, 퍼스트레이디 부각

지난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중국예술단 공연 관람을 위해 입장하는 모습. 17일 이 영상을 공개한 조선중앙TV는 리설주에게 '존경하는~'이라고 극존칭을 사용, 동지라는 개념에서 퍼스트레이디로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렸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동지'로 칭하던 북한 매체가 '존경하는'이라는 극존칭을 붙여,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가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호칭을 쓴 것은 리설주가 중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했다는 소식을 전한 지난 15일부터다.

당시 중앙통신은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지젤'을 관람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하나하나의 움직임은 한 가지 이유를 위해 연출돼 있다"면서 리설주의 위상 고조에 주목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북한에서 '퍼스트레이디'(First Lady·여사)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1970년대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가 마지막이었다"며 "그 후 김일성과 김정일의 부인들에겐 '동지'라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퍼스트레이디라는 호칭이 리설주를 한층 더 서양식 표준 속에 위치시키는 효과와 함께 오랜 공산주의 잔재의 일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스탠거론은 "리설주의 위상 향상은 김씨 일가의 북한 내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서 북한 연구가로 활동하는 피터 워드는 트위터 계정에서 새 호칭 등장에 대해 "리설주가 그녀만의 개인숭배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북한 매체가 리설주에 대해 '께서', '하시다' 등 격식을 갖춘 높임말을 쓴 것에 대해서도 "이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게만 사용돼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NN은 "김정은의 부인은 북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존경을 받았다"면서 "은둔 국가의 권력구조가 진화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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