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4-25 10:43:38
기사수정 2018-04-25 10:46:43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서 사용하는 공식이름은 ‘이정은6’다. 동명이인 선수들이 여러명 있기 때문이다. ‘6’은 그에게 행운의 숫자이기도 하다. 이정은 지난시즌 4승을 거두며 다승왕, 상금왕, KLPGA 대상, 평균 타수 등 4개 개인 타이틀을 독식했다. 또 인기상과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까지 받아 자신의 이름처럼 6관왕을 완성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늘 ‘핫식스’가 따라 다니는 이유다.
이정은이 지난시즌 4승째를 달성한 대회가 지난해 9월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코스(파72)에서 열린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다. 그는 이 대회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로 ‘KLPGA 18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정은은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다.
이정은이 이처럼 좋은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 생애 최초의 ‘메이저 퀸’ 타이틀에 도전한다. KLPGA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F&C 제40회 KLPGA 챔피언십이 양주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코스에서 26일부터 나흘동안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생긴 여자 프로골프 대회로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과 함께 KLPGA 투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특히 대회 장소인 레이크우드CC(옛 로얄 컨트리클럽)는 한국여자프로골프가 태동한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1978년 5월 이곳에서 프로 골퍼 선수 선발 경기를 통해 강춘자, 한명현, 구옥희, 안종현 등 국내 최초의 여성 골퍼가 탄생했다. 이런 역사를 자랑하는 KLPGA 챔피언십은 40주년을 맞아 총상금이 10억원으로 2억원이나 늘었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따라서 상금과 메이저 퀸을 모두 잡으려는 톱랭커들의 불꽃튀는 대결이 예상된다.
이정은은 이달들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출전하느라 KLPGA 투어에는 5개 대회중 2차례만 출전했다. 그는 아직 우승은 없지만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과 롯데챔피언십에서 공동 16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한국투자증권챔피언십 공동 16위, 롯데렌터카여자오픈 3위에 오르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은은 “지난해 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다 잊고 목표를 재설정했다. 특히 전통 있는 대회라 다른 대회보다 욕심이 더 난다”며 의욕을 보였다.
올 시즌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하며 상금순위 1위(1억9285만원)에 오른 장하나(26·비씨카드)와 개막전에서 우승한 ‘괴물 신인’ 최혜진(19·롯데)도 메이저 퀸과 시즌 첫 다승에 도전한다. 장하나는 현재 장타 2위(평균 263.4야드), 그린 적중률 1위(83.3%)를 달릴 정도로 기량이 절정이고 2015년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YTN·볼빅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최혜진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장하나에게 뺏긴 상금랭킹 1위까지 되찾는 만큼 내심 욕심을 내고 있다.
대상포인트와 평균타수 부문 1위를 달리는 오지현(22·KB금융그룹)도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준우승 2번 포함, 4차례나 톱10에 들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국내대회 개막전 우승자 김지현(27·한화큐셀)과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품은 이소영(21·롯데),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에서 8년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린 홍란(32·삼천리) 등도 메이저 퀸 자리를 노린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