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고도 회사가 납부의무를 저버리고 미납하는 바람에 노후 대비에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4대 사회보험료를 통합 징수하는 건강보험공단은 사업장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체납사실을 체납사업장 근로자에게 알려주는데, 이렇게 체납 사실을 통지받은 인원은 매년 100만명이 넘는다.
건보공단 통합징수실은 이번달에 8만여 명의 근로자에게 연금보험료가 체납된 사실을 통지했다. 2016년 한 해 체납 통보된 근로자 수만도 104만명이었다.
국민연금법 17조에 따라 체납 사실을 통지받은 근로자는 통지된 체납 기간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한다.
사업장 가입자로 월급에서 자신 몫의 연금보험료(50%)를 원천 징수당해 이미 납부하고도 가입 기간을 인정받지 못해 노후 연금액이 줄어들거나, 최악의 경우 최소 가입 기간(120개월) 부족으로 연금을 수령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월급을 받기도 전에 원천 공제를 통해 연금보험료를 매달 성실히 냈지만, 회사가 중간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아 자기 뜻과 무관하게 피해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알지만, 체납통지서 발송 외에는 사실상 직접 근로자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고액·장기 체납사업장을 대상으로 강제징수를 하거나 근로자의 고발의뢰가 있으면 사용자를 형사고발 조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체납사업장은 영세해 실제로 경영상황이 나쁜 경우가 많고, 이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재산을 빼돌린 악덕 사업자도 있어 체납액을 받아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 개인, 악덕사업주 상대로 체납액 돌려받기 쉽지 않아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스스로 일부 구제할 길이 있긴 하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24조에 따라 월별 납부기한으로부터 5년 이내에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본인 체납액을 내면 체납 기간 전체가 아닌 절반의 가입 기간만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2년간 보험료를 체납한 회사에 다닌 직원이 나중에 본인 몫의 절반의 보험료를 개별 납부하면, 1년의 가입 기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사용자의 직무유기를 근로자가 스스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보니 실제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상황이 이렇자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말 사업장의 보험료 체납 사실을 통지받은 근로자가 자기 몫의 보험료를 개별 납부하면 체납 기간을 전부 가입 기간에 산입하고, 개별 납부기한(5년)을 수급권자로서 급여를 받기 전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은 "근로자가 체납된 본인 보험료를 내더라도 체납 기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만이 가입 기간에 산입되며 개별 납부를 할 수 있는 기한도 5년으로 한정돼 있어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근로자의 연금 수급권을 보다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 올해 1분기 국내 주식투자 성적 '낙제점'
한편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투자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2개 종목의 주식평가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21조2203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작년 말의 123조7021억원보다 2조4818억원(2.01%) 줄어든 규모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으로만 평가한 것을 고려해도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등락률이 각각 -0.88%, 9.10%인 점에 비춰보면 부진한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만큼 운용 성과도 최소 1년 이상 기간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며 "작년 한 해만 봐도 국내 주식 운용 성과가 코스피 수익률을 2%포인트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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