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5-02 18:08:44
기사수정 2018-05-02 18:08:42
고위공무원에서 3급 공무원으로 직급 낮춰 석달 뒤 복귀할 듯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징계 수위가 파면에서 강등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가 최근 회의를 열어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징계를 강등으로 낮췄으며 2일 이런 사실을 교육부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5일 안에 재심사 청구를 하거나, 인사혁신처 결정을 받아들여 강등 처분을 할 수 있다.
나 전 기획관은 2016년 7월 한 언론사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점 등을 들어 파면을 결정했지만 나 전 기획관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공무원 지위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파면이란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올해 초 2심 재판부도 비슷한 판결을 내리자 교육부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뉘는데 규정상 파면·해임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성'이 있는 경우 내리게 돼 있다.
재판부가 나 전 기획관의 발언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강등·정직·감봉이 적당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에 교육부도 인사혁신처가 내린 강등 처분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의 패소로 파면이 취소되면서 공무원 신분을 회복한 나 전 기획관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강등이 확정되면 직급이 고위공무원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한 단계 낮아진다.
파면 이후부터 강등 처분 직전까지의 급여를 받을 수 있고, 향후 퇴직하면 퇴직수당도 받을 수 있다.
직무는 3개월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공무원법은 강등 징계의 경우 1계급 아래로 직급을 내리고(고위공무원은 3급)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재심사를 청구할지, 강등 처분할지 이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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