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5-03 15:53:16
기사수정 2018-05-03 15:53:15
스타벅스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흑인 청년 두 명이 필라델피아시로부터 단돈 1달러의 보상금을 받는 대신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흑인 청년사업가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요청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달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흑인 청년 레이선 넬슨(23)과 돈테 로빈슨(23)이 필라델피아 시 당국과 흑인 청년사업가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들은 이런 내용에 합의한 대가로 인종차별을 방조한 시 당국과 소속 경찰관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이들은 상징적으로 1달러씩만 피해 보상금으로 받기로 했다. 대신 시 당국이 향후 자신들처럼 고교를 졸업하고 창업을 꿈꾸는 유색인종 사업가들을 돕기 위해 20만달러(2억15000만여원)의 기금을 조성할 것을 요청했다. 필라델피아 시장 짐 케니는 “시 당국을 향한 (피해자들의) 요청이 생산적인 방법으로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피해자들이 스타벅스 측과는 별도로 합의에 도달해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넬슨 등은 지난달 12일 필라델피아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점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사업파트너를 기다리고 있던 이들은 음료를 주문하기 전에 화장실을 사용하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나가달라’는 점원의 요청에 불응하자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이 이들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한 장면은 주변 손님들의 스마트폰에 그대로 촬영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고, 스타벅스와 경찰들을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스타벅스 측은 해당 점원을 해고한 뒤 이달 29일 미국 전역의 스타벅스 문을 닫고 17만5000여명의 직원을 상대로 인종차별 예방 등의 교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뉴욕타임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