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5-06 13:00:00
기사수정 2018-05-06 11:33:54
어린이들은 평소 유권자가 아니어서 주요 공약에서 소홀히 다뤄지는 편이다. 그러나 어린이날만큼은 여야 모두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어린이를 챙긴다. 미래 유권자이자 한국 사회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주역이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을 때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를 찾았다. 4학년 초등학생들과 생중계를 함께 시청한 박 시장은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수업을 참관했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초등학생들을 만난 소감을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꿈나무들이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직접 가서 얘기를 들어봤다”며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줄 알았는데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니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통일은 우리의 큰 과제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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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광주 백운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을 TV로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
초등학생생들의 통일 필요성 인식은 결코 낮지 않다. 지난해 통일부가 전국 597개교 초중고교생 10만1224명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생(5∼6학년) 74.4%, 중학생 59.3%, 고등학생 50.2%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이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새해 들어 남북관계 훈풍이 불면서 통일교육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경기 파주 석곶초등학교와 시흥 은행초등학교도 올해 ‘통일교육연구학교’에 지정돼 통일교육에 힘쓰고 있다. 석곶초와 은행초는 경기도 교육청이 발행한 ‘통일시민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하며 평화, 통합 등 통일 시대를 대비한 역량교육에 나섰다. 석곶초는 통일 도미노, 통일 지도 그리기 등 월별로 통일에 대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은행초도 탈북 전문가들을 초청해 ‘마을의 작은 정상회담’이란 토크쇼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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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환송하고 있다. 한국사진공동취재단 |
전문가들은 남북화해분위기 속에서 통일교육을 의무화해 앞으로 다가올 통일을 대비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대 교육학부 여현철 교수는 “강의를 하다보면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보다 무관심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육을 통해 언제든 관심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며 “통일교육을 필수·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