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중국] "마약사범 관련 가정" 담벼락에 새겨…비난에 삭제 나선 경찰

중국 소후닷컴 홈페이지 캡처.

마약 범죄에 연루한 이가 사는 집 담벼락에 이웃들이 알 수 있도록 ‘涉毒家庭(첩독가정·Drug-related family)’라는 메시지를 새겼던 중국의 한 지역 당국이 대중의 비난을 받자 다시 지우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과 소후닷컴 등 외신들에 따르면 광둥(廣東) 성 후이라이(惠來) 현 당국이 최근 다섯 마을을 돌며 마약 범죄에 연루한 이가 사는 집 담벼락에 해당 사실을 나타내는 메시지를 스프레이로 새겨 대중의 비난을 일으켰다.

후이라이 현에서는 지난해에만 마약 범죄 92건이 발생하고, 582명이 연루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으며 2014년에는 정부마저 이곳이 마약 범죄의 온상이라며 특별 지역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마약 범죄에 얽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이들이 사는 집에 관련 조치를 했다”며 “아직 도주 중이어서 붙잡히지 않은 용의자도 있다”고 스프레이 조치의 당위성을 밝혔다.

하지만 범죄와 관련 없는데도 단지 가족이 얽혔다는 이유 때문에 다른 구성원들까지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 등 공개 망신을 당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조치는 옳지 않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늘어나자 새겨놓은 메시지를 지우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중의 반응을 잘 알고 있다”며 “조만간 인력을 보내 메시지를 지우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