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톡톡 플러스] 주택담보대출 주춤 vs 개인신용대출 급증…무슨 일이?

A씨는 "정작 대출이 필요한 이들은 부유층이 아닌 서민"이라며 "그 서민이 대출 규제 등에 막혀 돈 빌릴 곳이 없어 제2금융권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도 안되니 사채까지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B씨는 "주택담보대출을 어렵게 하니 개인신용대출 등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다"며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라 우리나라 대출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 돈 없는 서민들만 비싼 이자를 내고 어렵게 돈 구하러 다니고 있다"고 꼬집었다.

C씨는 "이런 게 바로 풍선효과다. 금리는 올라가는데 제1금융권 대출은 옥 죄고 있다"며 "대북 정책은 박수받을만 하지만, 부동산 및 경제 정책은 영 아닌 듯 하다"고 주장했다.

D씨는 "어떤 의미에서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무서운 게 신용대출이다. 그만큼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으면 범죄가 늘어나고, 인심도 팍팍해지는데 요즘이 그런 거 같다"고 전했다.

E씨는 "월급쟁이도, 자영업자도 힘든 총체적인 난국이다. 이러니 청년층이 공무원 시험으로만 몰리고 있다"며 "미국은 경제 호황이라는데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치솟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F씨는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니 고금리여도 신용대출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결국 동일하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채무라도 차주 부담은 이자율 때문에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G씨는 "하우스푸어, 갭투자자 등 보호해주느라 대출금리 찔끔 찔끔 인상하는 것이냐"며 "외국인 투자자들 우르르 해외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지금보다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부동산시장 숨 고르기에 주택담보대출은 다소 주춤했지만, 개인신용대출이 급증해 총 잔액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5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총 538조3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534조7366억원) 대비 3조6330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4조원 이상 증가한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시중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9조72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685억원 증가했다.

◆개인신용대출 급증, 총 잔액 100조원 육박

월간 개인신용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금을 융통할 길이 막힌 부동산 수요자들이 신용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다주택자를 옥죄는 신(新) DTI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은행권에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도 도입했다.

통상 4월이 직장인들의 자금 여유가 없어지는 시기라는 점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4조878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55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부터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그나마도 개인집단대출이 늘어난 덕에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573억원 늘어난 118조688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1조3790억원)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근 분양시장 '물량 폭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14만8000가구가 일반 분양됐고, 올해 1분기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만4000가구가 분양됐다.

통상 개인집단대출은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단지의 이주비나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중도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 이자수익 직결, 예금·대출금리 차이 계속 확대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신용·집단대출 중심으로 상승했다.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를 넘어섰다.

은행 이자수익과 연결되는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 4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2018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은 연 3.69%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업대출은 연 3.66%로 0.03%포인트 하락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가계대출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을 받았고, 기업대출은 우량 중소기업 대출이 많았다. 전체 대출금리는 연 3.67%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일반신용대출은 연 4.48%로 0.14%포인트 뛰었다. 2월 신용대출 특판이 끝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은 0.10%포인트 뛴 연 4.71%로, 2014년 10월(연 4.88%) 이래 최고였다.

신규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85%로 0.05%포인트 뛰었다. 2015년 3월(연 1.92%) 이래 3년 만에 최고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0.07%포인트 상승한 연 2.02%로 3년 만에 2%를 넘었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전월보다 0.02%포인트 늘어난 2.35%포인트를 기록했다. 2014년 11월(2.36%포인트) 이래 최대다.

총수신금리는 연 1.24%로 0.01%포인트 상승했는데, 총대출금리가 연 3.59%로 0.03%포인트 더 많이 오른 여파다.

예대금리차는 한은이 금리인상을 한 지난해 11월 2.27%포인트에서 4개월 연속 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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