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5-13 21:49:22
기사수정 2018-05-13 21:49:21
캐나다 교민 이윤희씨 증언 나서/ “형 찾다 참상 전해듣고 행렬 합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최근 공개한 영상에는 민주화운동 당시 차량에 태극기를 걸고 이동하는 시민군의 비장한 모습이 등장한다.
캐나다의 한 교민이 영상에 등장하는 시민군 중 한 명이 자신이라며 38년 전 기억들을 증언하고 나섰다. 주인공은 당시 스무 살이었던 이윤희(58)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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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이 차량에 태극기를 걸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태극기 왼쪽이 캐나다 교민인 이윤희씨. 연합뉴스 |
그는 1980년 5월21일 조선대학교에 다니던 둘째 형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전남 나주 집을 나섰다. 이씨가 광주 경계에 접어들었을 때 또래 청년들의 자동차 행렬을 목격했다. 군인들이 시민들을 죽인다는 청년들의 외침을 듣고, 자전거를 내버려둔 채 자동차에 올라탔다. 광주에 도착한 이씨는 당시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의 발포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참상을 목격하곤 시민군에 합류했다.
이후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던 그는 5월의 기억에 고통받다 15년 전 캐나다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씨는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시절 도청과 연결된 전남경찰청에서 확보한 기록 일부를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면 5·18기록관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