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야구팬심 잡아라"…지방선거에 빠지지 않는 '야구장' 공약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14일 창원마산구장 공사현장을 방문하고 있다.김경수 후보 캠프 제공
지방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어김없이 ‘야구’ 관련 공약을 내세운다. 프로야구 인기가 예년에 비해 덜하지만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선 단연 으뜸이다. 이 때문에 정치인 입장에서는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야구 관련 내용을 공약에 안 담을 수 없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역시 ‘야구장 신축’ 등을 내걸며 야구팬 표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14일 창원마산야구장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 황순현 대표이사와 건설현장 관계자 등을 차례로 만난 김 후보는 “야구를 사랑하는 경남도민들과 창원마산시민은 전국에서 야구에 대한 애정이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할 곳”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애초에 약속됐던 지원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기도 한 창원마산야구장 건립은 김두관 전 지사 시절 도비 200억 원 지원으로 삽을 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지사가 취임하면서 차질을 빚었고 당시 같은 당 소속 안상수 창원시장과의 갈등으로 경남도에서 해당 도비 지원을 돌연 거부했다. 이에 창원시민이 강력히 반발했고 홍 전 지사 사퇴 후에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한경호 지사권한대행 체제에서 절반의 도비를 확보해 시공 중이며 공정률은 40%이다.

이날 김 후보는 또 NC와 고성의 공룡산업을 연계한 경남 문화콘텐츠 산업육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지역의 NC구단과 새로 만들어지는 야구장이 야구를 중심으로 하는 스포츠 문화산업을 만들어낸다면 부가산업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옆동네 부산에서도 야구장 신축 공약이 눈에 띈다.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후보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을 대체할 새로운 야구장으로 개폐형 돔 야구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야구장은 부산 인구수와 관람객 수, 타 구장 건립 규모 등을 감안해 2만8000~3만석 규모로 들어서며 야구팬 만이 아닌 365일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베이스볼 파크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민간투자 2200억원을 포함한 3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부산시는 내다봤다. 민간투자로 사업비가 대거 투입되는 대신 투자 업체가 50년간 운영한다. 건립 장소는 추후 용역 등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지난 1일 지방선거 부산 필승 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야구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휘두르는 세리머니를 하는 등 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를 거듭했다. 반면 민주당 오거돈 후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재원 조달 등 구체적인 계획 없이 돔 야구장 건설 추진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청주종합운동장과 야구장을 미호천 하류로 신축 이전하고 청주 스포츠콤플렉스 조성 등을 약속했다. 그는 “충북도내 체육시설 중 개보수가 필요한 노후시설이 많다”며 체육인프라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구계에서는 가장 개선이 시급한 대전에서 어느 후보도 야구장 신축 공약을 내걸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은 “이제 대전만 남았다. 내년 창원 신구장이 개장하고, 서울·부산도 야구장 신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대전은 그런 이야기조차 들어보지 못했다”며 “1964년 지어진 대전구장이 대체 언제적 구장인가. 나 몰라라 하면서 관심도 없는 대전시 행태에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