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생태 위협 ‘조릿대’ 해결사는 말?

자연 벌채 고심 제주도 당국 “말 9마리 방목해 이색 실험”
말을 풀어 제주조릿대를 제거하는 등 제주의 자연생태를 지키기 위한 이색실험이 올여름 한라산에서 펼쳐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7월부터 3개월간 해발 1600 높이의 한라산 만세동산 일대 1㏊에 말 9마리를 방목해 제주조릿대를 얼마나 먹는지 실험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6월부터는 관목 군락지인 장구목 1.8㏊, 선작지왓 0.5㏊, 만세동산 0.5㏊, 진달래밭 0.1㏊를 대상으로 제주조릿대 전면 베기와 둘레 베기 방식의 벌채 연구를 진행한다. 국립생태원, 생태연구소 ‘풀잎’과 공동으로 제주조릿대 군락 내 물질 순환과 잠재 식생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올해 예산은 4억원이다.

말 방목과 벌채 연구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2년 차 연구에서는 제주조릿대 밀도가 ㎡당 992개에서 577개로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조릿대의 크기는 47.5㎝에서 15.5㎝로 줄었다. 반면 주변 출현 식물은 37종에서 48종으로 증가했다. 제주조릿대에 덮여 사라져 가던 산철쭉이나 털진달래 등 관목류의 생육이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한라산 제주조릿대 문제에 대한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탐방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