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5-17 18:47:30
기사수정 2018-05-17 18:47:28
김문수 “동지로 생각 같이할 것” 승부수 / 안철수 “박원순과 1대1 이길 사람은 나”/ 朴은 관훈토론 나와 “나 자신과의 경쟁”/ 선거자금 14분58초 만에 14억 원 모금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17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불씨를 지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3선 시장에 도전한 박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가장 큰 경쟁상대를 묻는 말에 자신을 꼽았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하면서 단일화 이슈를 꺼냈다. 야권 단일화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과 별개로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박 후보가 크게 앞선 상황에서 보수진영이 힘을 모아야 판을 흔들 수 있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다만 김, 안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적 소신과 신념이 확실하다면 동지로서 생각하고 같이하겠다”며 단일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이 결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판단, 단일화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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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3색 여야의 주요 서울시장 후보들이 17일 서울 각지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며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민생특별위원회 12’ 출범 발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연 ‘박원순 대 김문수로 된다면 김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것인가’ (물어보면) 그럼 다 아니라고 말한다”며 “저는 박 후보와 1대 1로 대항하면 이길 수 있는 후보여서 시민들이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보고 판단할 것이고 (나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단일화보다는 유권자가 선택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세론’을 형성한 박 후보는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선거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지만 그것보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 자신과의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에 대해 “20세기의 관점으로 서울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의 양보론에 대해선 “요즘은 다른 당끼리도 양보하느냐”고 일축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날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박원순 펀드’가 개시 14분58초 만에 14억원을 모금해 마감됐다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