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년간 2000건’ 乙의 눈물 닦아줬다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 ‘체불 해결사’ 역할 톡톡 지게차 장비 임대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한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장비를 빌려줬지만, 공사가 끝난 뒤에도 몇달간 대금을 받지 못했다. 아무리 연락을 해봐도 업체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할 뿐이었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울시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를 찾았고, 이곳의 도움을 받아 밀린 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몇달간 대금을 받지 못해 이러다 떼이는 것이 아닌가 걱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센터를 통하니 생각보다 쉽게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가 공사장 임금 체불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간 해결한 민원은 2000건이 넘는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시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이 451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센터가 해결한 체불금은 9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는 공사장 ‘을’의 권익 보호를 위해 2011년 전국 최초로 개설됐다. 전화(2133-3600)나 시 홈페이지(www.seoul.go.kr), 120다산콜센터 등으로 신고가 가능하다. 센터에서는 변호사 자격증을 갖춘 ‘하도급 호민관’이 건설공사 임금 및 장비 대금 체불 등 불법 또는 불공정 하도급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법적 구제방법 및 절차를 상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7년간 해결한 민원은 2140건, 체불금은 347억원이다. 2015년까지는 시에서 발주한 공사에 대한 임금·대금 체불 민원만 처리했지만, 2016년부터는 민간공사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2016년과 지난해 전체 민원 중 20%가량은 민간공사와 관련됐다. 

센터에 따르면 관급공사의 체불 유형은 장비·자재대금이 52%로 가장 많았고, 임금체불(30%)이 뒤를 이었다. 체불기간은 3개월 이하가 78%, 체불금액은 500만원 이하가 84%로 가장 많았다.

시는 불법하도급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건설근로자가 적정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건설일용근로자 표준 근로계약서’를 배포했으며, 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는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건설근로자 임금을 보장하도록 했다. 아울러 올해 안에 하도급 체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준공 시 장비·자재대금 지급에 대해 건설 사업 관리자 및 발주처 공사담당관이 점검할 수 있는 점검표를 만들고, 이를 확인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업무지침을 개정해 각 사업부서에 시달한다.

박동석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은 “체불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거나 불공정 하도급 행위가 의심되는 건설공사 현장에 대한 기획 감사를 실시해 건설현장의 위법 행위를 근절하고, 건설업체에 대한 행정처분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하도급 불공정관행의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