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면 위로 오른 개각, 무능·무소신 장관 교체 1순위

이낙연 국무총리가 어제 6·13 지방선거 이후 개각 가능성을 내비쳤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 총리는 런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장관들 평가가 있었다. 부분 개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미 기초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여권 안팎에서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던 개각설이 이 총리의 공개 언급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총리는 개각 시기로 지방선거 이후를 거론했으나, 그간 문재인정부 장관들이 보여준 일솜씨를 감안하면 진작 무능·무소신 장관을 교체했어야 했다. 개각 배경과 관련해 이 총리는 “정치적인 이유로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문제를 대처하고 관리하는 데 다른 방식이 필요한 경우”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론에는 선을 긋고, 업무 능력이 교체 기준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우선 교체 대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환경부·교육부 장관이 될 것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에 손을 놓고 있더니 쓰레기 대란까지 초래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 발표 이후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 폐비닐 민간수집업체들과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고, 총리에게 두 차례 질책을 듣고서야 긴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도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대학입학전형 정시모집 확대 방침을 비롯한 오락가락 정책으로 빈축을 샀다. 교육부는 대학입시 정책을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결정하기로 해 ‘무소신의 전형’을 보여줬다. 개각 폭과 관련해 이 총리는 “제한적”이라며 소폭 개각을 시사했다. 그러나 장관들의 업무능력을 보면 중폭 이상의 개각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참에 청와대 비서진도 정비해야 한다. 청와대에서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단순한 업무 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 차관급 이상만 8명이나 인사 검증에 실패한 조국 민정수석, 최악의 청년 실업사태를 인구구조 탓으로 돌릴 정도로 현실 인식이 느슨한 반장식 일자리 수석 등이 계속 자리를 지켜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