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다세대 등 전반적인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거래시장이 최근 가장 침체됐던 2013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분위기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지난달 21일 기준 총 3797건으로, 일평균 180.8건이 신고됐다. 이는 지난해 5월 328.8건 대비 45% 감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부터 청약조정지역 내 양도세 중과가 시행, 그 달 이후 거래량이 급감했다.
3월 1만3857건으로 역대 3월 거래량 중 최대치가 신고된 후 4월에는 6287건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서는 일평균 거래량이 4월(209.6건)보다도 13.7% 감소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는 이른바 '거래 절벽' 수준이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달 21일 기준 111건으로, 일평균 5.3건 팔리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5월(20.3건)보다 73.9% 감소한 것이고, 4월에 비해서도 15.7% 줄어든 수치다.
강남권는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세금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갔거나 일부 증여 등을 선택하면서 매물이 많지 않지만, 매수세가 함께 위축돼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급매물도 잘 안 팔리는 분위기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로 조합원의 퇴로가 막힌 것도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건축 규제 강화, 강남권 아파트 '거래 절벽'
성동·용산구 등 강북권 아파트값 급등 지역도 거래량이 예년 대비 50∼60%씩 감소했다. 집값이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과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성동구의 경우 지난달 21일 현재 거래량이 107건(일평균 5.1건)으로 작년 5월(475건, 일평균 20.8건) 대비 66.7% 감소했다. 용산구는 187건으로 작년 대비 61.8%, 마포구는 125건으로 54.1% 줄었다.
아파트 외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하반기 이후 보유세 강화 등이 맞물려 하반기 이후 한동안 '거래 동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 하반기 주택시장 분위기는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새아파트·분양권 '반사 이익' 누리나?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 신규 아파트와 분양권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규제에서 비켜난 새 아파트와 분양권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다만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 않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오는 13일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도 예고돼 있어 매매시장 자체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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