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7 재무장관회의서 철강관세 놓고 동맹들로부터 '뭇매'

미국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동맹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미국에 대한 ‘공개 성토장’으로 변했다.

미국을 제외한 G6 국가 대표들은 미국 대표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G7)는 갈라지고 말 것”이라며 “G7이 아니라 G6 플러스 1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조치로 미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이 된 일본도 가세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미국 조치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도 므누신 장관에게 “캐나다가 어떤 식으로든 안보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은 터무니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는데, 이 규정은 미국 국가 안보를 저해할 위협이 있는 품목에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캐나다는 EU와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 조치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미국이 진행하는 대중 무역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르메르 장관은 므누신 장관에게 “미국은 국제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중국에게 (국제법을) 존중하라고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로이터통신은 회담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회담장을 떠나면서 취재진에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국은 1일 0시를 기해 EU,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미국에 230억 달러(약 24조8000억원) 어치의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출했다.

미국 전체 수입액 480억 달러(약 51조7천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