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6-11 19:14:45
기사수정 2018-06-11 22:20:23
“고용 지시한 적 없다” 의혹 부인 / 회삿돈으로 자택 경비원 고용 / 조양호 배임혐의 불구속 입건
직원들에게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위기에 처했다가 영장이 기각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69)씨가 11일 외국인 불법고용 혐의로 또다시 법무부에 소환됐다. 조 회장도 회사 경비인력을 사적으로 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불러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씨는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최근 10년간 필리핀인 20여명을 대한항공 연수생(D-4)으로 위장 입국시킨 뒤 서울 평창동과 이촌동 자택에서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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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가 외국인 불법 고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법무부 산하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민특수조사대는 필리핀인들을 입국시키는 데 대한항공 마닐라지점과 인사전략실 등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도 파악하고 관련자들을 조사 중이다.
이씨는 이날 “불법 고용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고용을 직접 지시했느냐”, “입막음을 시도한 적이 있느냐” 등 질문에는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내사 중이던 조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에서 근무한 용역업체 경비원들의 인건비를 한진그룹 계열사 정석기업이 대신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전·현직 경비원과 정석기업, 용역업체 관리책임자 등 14명을 조사하고 도급계약서와 결재 서류 등 관련 문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정석기업과 용역업체 대표를 불러 조사한 뒤 조 회장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범수·이창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