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옐로우 킬러’ 본능은 전혀 근거가 없을까?

신태용호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에게 최근 붙은 별명은 ‘옐로우 킬러‘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뛸 때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를 만나면 절정의 골 감각을 발휘해서다. 손흥민은 올 시즌 터뜨린 18골 중 노란 유니폼을 입은 상대로 6골을 몰아쳤다.

‘옐로우 킬러’ 손흥민이 또 다른 노란 유니폼 정벌에 나선다. 한국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과 만난다. 월드컵 유니폼은 추첨으로 경기별 홈팀과 원정팀을 나눈다. 홈팀에 주 유니폼을 배정하고 원정팀에 해당하는 국가는 홈팀과 색상이 대비되는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 스웨덴전에서 한국은 원정 유니폼인 흰색, 스웨덴은 홈 유니폼인 노란색 상의를 입는다.

손흥민이 지난 7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흰 유니폼을 입고 질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은 지난해 9월과 11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노란 유니폼의 ‘꿀벌군단’ 독일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지난해 12월 리그 왓포드전과 브라이턴전, UCL 아포엘(이스라엘)전에서도 상대가 노란 유니폼을 입고 나선 경기마다 손흥민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옐로우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남미 강호 콜롬비아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에이스 손흥민의 활약이 절실하다. 손흥민이 노란 유니폼에 강한 과학적 이론은 없지만 색 전문가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나라 1호 컬러리스트인 한국케엠케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란색은 선명도가 높아 경기장에서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스웨덴은 노란색 상의를 입고 우리나라는 하얀색 상의를 입는 것으로 결정돼 손흥민에게 기대가 된다”며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흰 유니폼을 입는데 그때 노란 상의 유니폼팀을 상대로 잘했다. 자신이 가장 잘 했을 때의 색 매치와 가장 익숙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경기장에서 색에 대한 기억을 잘 떠올리면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적어도 손흥민에게는 스웨덴전이 시각적으로 편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은 “인터넷에서 내가 선글라스를 쓰면 세상이 온통 노란색으로 보이는 ‘움짤(짧은 동영상)’을 봤다”며 “스웨덴과 경기하는 꿈을 자주 꾸는데 첫 상대인 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