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커플, 가족형태로 볼 수 없고 낙태는 나치 종족 보존과 같은 짓"

교황, 보수적 가정·생명 윤리관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동성 커플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낙태를 나치의 우생학에 빗대는 등 보수적인 가족·생명 윤리관을 드러냈다.

교황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이탈리아 평신도 단체인 가정협의회 연설을 통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함에도 신의 형상을 한 남성과 여성으로 이뤄진 형태만이 유일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산전 검사를 통해 배아가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임신을 종결하는 행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지난 세기에 나치가 종족의 순수성을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행한 짓에 전 세계가 분개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의료용) ‘흰 장갑’으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아울러 배우자의 부정을 용서하는 행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 때로는 심지어 남성들도 그들의 한 눈 판 배우자가 다시 돌아오도록 조용히 기다린다”며 “이것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성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황의 발언은 준비된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이뤄진 연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2013년 7월 동성애자들이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심판할 자격이 없다고 밝히고, 지난 5월에는 한 동성애자에게 “하느님이 그런 당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동성애와 관련해 진보적인 시각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전임 교황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생명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