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6-20 18:37:39
기사수정 2018-06-20 23:29:27
1박2일 베이징 일정 마치고 귀국 / 부인 대동 오찬 형식 회담 진행 등 / 북·중 급속한 밀착 관계 과시해 / 시진핑 올해 하반기 방북 가능성 / 北 내각총리·인민무력상 첫 동행 / “당·정·군 관계 전면 회복” 평가도
|
웃으며 손 흔드는 김정은·시진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갖기에 앞서 환영하는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오찬회동을 하는 등 1박2일 방중 기간 시 주석과 두 차례 만나면서 밀착된 북·중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전용기편으로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시 주석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이 석 달 동안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함에 따라 시 주석의 북한 답방이 올해 하반기에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만나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시 주석 부부와 오찬 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두 지도자가 이틀 새 두 차례 만나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은 최근 급속히 개선되는 북·중관계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9일 전용기인 ''참매1호''를 타고 중국 공항에 도착,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이징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100일 내 세 차례 방중해 회담하면서 북·중 고위급 교류의 새로운 역사를 개척했다”며 “북·중이 달성한 공동 인식이 점차 실현되고 북·중 우호협력 관계에 새로운 활력이 넘쳐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대화 추세가 공고해지고 북한 노동당의 새 전략 노선이 북한 사회주의 사업을 새로운 길로 이끄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북·중 양측의 공동노력 아래 북·중관계는 양국 국민에 더욱 (많은) 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현재 북·중은 한 가족처럼 친하고 우호가 넘치며 서로 도와주고 있다”며 “시 주석은 우리에게 친절하고 감격스러운 지지를 보여줬다”고 화답했다. 또 “이번 방중은 나와 시 주석 간 우의와 북·중관계 발전을 한층 심화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북·중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다하고, 세계와 지역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北 대사관 찾은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부인 리설주(오른쪽)와 함께 20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교도연합뉴스 |
김 위원장은 이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의 안내로 중국 농업과학원, 국가농업 과학기술혁신단지,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 등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출국 직전 주중 북한대사관에도 들렀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방중해 자국 대사관을 들르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고생한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인 ‘참매 1호’에 탑승하고서 오후 5시쯤 이륙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게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 관련 사진.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열린 환영연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김 위원장이 세 차례 방중하고, 북·중관계가 과거 수준을 회복함에 따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올해 하반기 북한을 답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이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 최고위 인사는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류 상무위원은 2015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의 북한 답방도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27일), 북한 정권수립일(9월9일), 북·중 수교기념일(10월6일),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등을 명분 삼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고비를 맞는 순간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다시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이 과거 두 차례와는 달리 진정한 ‘공식방문’이라고 평가했다. 둬웨이는 박봉주 내각 총리와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김 위원장을 처음 수행한 것에 주목했다. 박 총리의 수행은 북한이 양국 정부 간 왕래를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분석하면서 북한의 대외개방은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또 노 인민무력상을 대동한 것은 중국과의 군사교류 추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당·정·군 관계가 전면적인 회복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