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6-20 18:59:53
기사수정 2018-06-20 18:59:52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지난 대회에 비해 유독 자책골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A조 러시아-이집트전까지 조별리그 17경기 중 자책골이 5개나 나왔다.
이는 4년 전 브라질 대회 때 전체 자책골 숫자와 같은 숫자다. 단일 대회 최다 자책골을 기록했던 1998 프랑스월드컵(6개)과 비교해 봐도 1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최다 자책골 기록이 새로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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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예선 모로코 대 이란의 경기. 모로코의 아지즈 부핫두즈가 헤딩 자책골을 넣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
이번 대회에서 자책골을 허용한 팀은 모두 패했다. 모로코는 이란이 후반에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자책골 탓에 0-1로 패했고 호주(1-2·프랑스), 나이지리아(0-2·크로아티아), 폴란드(1-2·세네갈), 이집트(1-3·러시아) 모두 자책골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자책골을 기록한 선수는 부담도 배가된다.
1994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자책골을 기록해 미국에 1-2로 패배한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에스코르바는 귀국한 뒤 괴한에게 살해당하는 비극도 있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이처럼 자책골이 많이 나오는 원인 중 하나로 대회 공인구 ‘텔스타18’이 지목된다. 텔스타18은 6개의 다각형 조각들로 표면을 구성해 모양이 완벽한 구에 가까워졌고 표면에 미세한 돌기를 입혀 공의 회전력도 키웠다. 공기 저항을 덜 받고 공의 회전력이 강해지면서 공격수는 보다 정교한 슈팅이 가능해졌지만 공을 받는 골키퍼나 수비수는 공을 다루기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한국도 월드컵에서 두 차례 자책골을 남긴 바 있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에서 조광래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이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