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6-21 01:48:01
기사수정 2018-06-21 01:48:01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유럽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난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민으로 인한 부담을 각 회원국이 공유해야 한다고 유럽연합(EU)에 촉구했다.
타렐라 대통령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성명을 내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난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공동의, 그리고 긴 안목의 정치적 선택 아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자신과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어쩔 수 없이 고향을떠난 사람들에게 연대와 지원, 환대를 표명할 의무를 준수하며 국제법이 정한 규정을 따라왔다"면서 "특히 EU는 (난민이) 처음 도착하는 국가들에 위기에 맞설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개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류의 최근 대규모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분쟁을 억제하고, 난민이 출발하는 국가가 기아와 영양결핍 등에 맞설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인접 국가에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타렐라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일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몇 년째 지중해 난민 위기의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난민 부담을 나눠질 것을 EU에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새 정부의 강경 난민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10일 629명의 난민을 태운 채 이탈리아에 진입하려던 국제구호 단체의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해 프랑스, 몰타 등 주변국들과 외교적 긴장을 촉발한 바 있다.
한편, 2013년 즉위 이래 서방에 전쟁과 기아를 피해 고향을 등진 난민들을 열린마 음으로 수용할 것을 당부해온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이날 트위터에 '난민과 함께'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려 난민을 환영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교황은 "두려움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환영하지 못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가난하고, 거부된 이들, 난민들 안에서 예수를 만난다"고 강조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