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6-26 13:00:00
기사수정 2018-06-25 20:39:04
축구는 정치와 종교 등에 얽히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 세계 축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종차별도 없어야 하며, 국제 관계에서 논쟁을 일으킬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 옷에 쓴 정치 메시지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득점 후,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친 이에게 심판이 경고를 주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생애 첫 월드컵에 진출한 이집트 대표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이집트 대표팀이 베이스캠프를 마련한 러시아 내 체첸 그로즈니에서 인권탄압 문제로 거센 비난을 받아온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과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부터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살라를 ‘명예 체첸시민’에 임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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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와 러시아의 조별예선을 앞둔 지난 10일(현지시간), 체첸 그로즈니에 마련된 이집트 대표팀의 베이스캠프를 찾은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오른쪽)이 살라(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CNN 홈페이지 캡처. |
논란에 휩싸인 살라가 월드컵이 끝난 뒤, 이집트 대표팀 은퇴를 고려한다는 말이 나오자 현지 이집트 축구협회가 “그런 일은 없다”며 일축하고 나섰지만 수많은 네티즌들이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I'm with Salah’ 캠페인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살라의 이집트 대표팀 은퇴설이 흘러나오자 전 세계의 축구팬들이 트위터에서 그를 응원하고 나섰다.
‘살라와 함께’라는 뜻의 ‘I'm with Salah’를 해시태그로 달아 트위터에 여러 응원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에서 해당 태그로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네티즌들은 “살라에게 힘을 주고 싶다”며 “당신이 이집트 대표팀에서 뛰지 않게 되더라도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몇몇 네티즌은 “대표팀에서 은퇴하더라도 축구선수를 아예 그만두지는 말아달라”는 글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라가 이집트 대표팀 은퇴를 결심했다면 이전의 일들이 얽힌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와의 조별예선 1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이 묵는 숙소에 유명 인사들이 드나들었으며,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에 축구협회가 분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살라를 비롯한 이집트 선수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갈등설이 조명되자 살라가 직접 그런 일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대표팀 내홍설은 끊이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일들이 입에 오르내리자 살라의 불만이 고조됐고, 결국 사진 촬영으로 체제 선전에 이용되었다는 구설에까지 휘말리자 대표팀 은퇴 카드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살라의 한 측근은 CNN에 “살라는 축구 외에 다른 사람의 정치적 상징으로 이용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살라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한다”며 “대표팀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살라의 대표팀 은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카디로프 대통령도 BBC에 “(이집트 팀의 베이스캠프 설치는) 우리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는 월드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서방 언론이 우리를 헐뜯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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