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지방만으로 뭉근하게 졸인 콩피 / 발효시켜 절인 적양배추와 환상 케미 / 겉은 ‘촉촉’ 속살은 ‘보들’ 체코식 학센 / 새콤달콤 모라비아 와인에 행복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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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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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임페리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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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콩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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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콩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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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꿀을 곁들인 까망베르 치즈 샐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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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와 사과 처트니를 곁들인 사슴 테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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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플링 |
#필스너 탱크에서 맛보는 진짜 체코 맥주
나즈드라비(Naz dravi)! 체코말로 건배라는 뜻이다. 체코에 왔으니 맥주 한번 제대로 먹어봐야하지 않겠는가. 찾아간 곳은 콜코브나 첼리체(Kolkovna Celnice). 1842년 프라하 엔지니어들이 필스너 맥주 창고였던 곳을 펍으로 개조시킨 곳이다. 체코의 대표 맥주인 필스너를 가장 신선하게 먹을 수 있고 체코식 소고기 육회(비프 타르타르), 체코식 학센, 체코식 소세지, 짭쪼롬한 치즈 등 체코 맥주와 잘 어울리는 로컬 푸드를 맛볼 수 있다.
체코식 학센이 독일식 학센과 다른점은 겉부분이 촉촉하다는 것. 독일 학센은 겉이 딱딱해서 부셔먹는 재미가 있는 반면, 체코식 학센은 겉이 촉촉하고 윤기가 흘러 먹기도 편하고, 속살까지 포근하게 익혀져 나온다. 우리나라에 치맥을 즐겨먹는 것처럼 체코에서는 학센과 맥주를 즐겨먹는다.
#체코의 반전매력, 모라비아 & 보헤미아 와인여행
체코하면 맥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체코 남부지역으로 내려가면 체코의 반전매력을 느낄 수 있는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체코 남부에 있는 모라비아와 보헤미아 두개 지역을 찾았는데, 모라비아는 체코 와인 생산의 9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생산을 많이 하고, 나머지 4%는 보헤미아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에만 약 800여개의 등록된 와이너리가 존재하며 가족경영의 소규모 와이너리부터 대형 회사까지 다양하게 분포해있다. 집 곳곳을 살펴보면, 현관은 와인 나무로 꾸며져 있었고, 와인 오크통과 와인 코르크 등으로 손님들을 환영한다.
체코 와인의 대표 품종은 팔라바와 트라민이다. 처음들어보는 품종이었는데 입 안에 넣으니 얼어있던 침샘이 갑자기 올라오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만큼 달콤했다. 반전이었다. 차갑고 냉정하기만 할 줄 알았던 체코가 아니었다. 새콤하고, 달콤한 동그란 맛이었다.
소비뇽부터 시작해 팔라바, 트라민 등 체코의 대표 양조용 와인 포도품종으로 만든 잼들도 팔고 있었는데, 우리가 아는 꾸덕꾸덕한 제형이 아닌 깔끔하게 발리는 담백함이 마음에 들어 지갑을 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갓 구운 토스트에 발라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 잼에서도 반전매력을 느꼈다.
미쿨로프 지역에 있는 미쿨로프 성에 가면 와인 박물관이 있는데, 1643년부터 사용되었던 동유럽에서 가장 큰 와인셀러 전시관, 보라비아 포도재배 전통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전통 와인 제조기 등이 전시되어 있어 유럽 와인 애호가들이 꼭 찾는 곳이다. 사진 속의 와인 배럴은 1643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높이 6.2m, 직경 5.2m로 10만1400리터의 와인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요리 등 미식기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체코의 벨 에포크를 즐기고 오시기를!
글·사진 안젤라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