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삐에로쇼핑, 재미 잡고 '오프라인 쇼핑' 新시대 여나

‘2030’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B급 감성 잡화점 ‘삐에로쑈핑’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2층에 총 2513㎡(760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삐에로쑈핑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자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도 재미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 기획된 신개념 할인형 매장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쑈핑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상품 선정이나 매입 진열 권한을 고객의 최접점인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했다.

 

상품 구매처도 동대문과 일반 대리점, 재래시장, 온라인몰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재고 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매입해 특가 판매한다.

 

해외 관광객을 겨냥해 한국 대표 먹거리인 김, 과자, 홍삼은 물론이고 화장품, 밥솥, 아이돌 기념품 등도 한곳에 모아 판매할 예정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개장한 삐에로쑈핑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마트는 온라인이 유통채널의 중심축이 되어가는 시대에서 오프라인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해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선보이게 됐다.

 

삐에로쑈핑은 ‘펀(fun·재미)’과 ‘크레이지(crazy·말도 안 되는, 미친)’를 콘셉트로 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다.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 천냥 코너부터 명품 코너까지 4만여가지 다양한 상품을 빈틈없이 진열해 판매한다.

 

성인용품이나 코스프레용 가발, 복장, 시가, 전자담배 등도 살 수 있다.

 

쇼핑 재미를 느끼게 ‘취업준비생 마이클, 래퍼 지망생 젝손, 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 신원미상의 애로호’ 등 자체 캐릭터 4종을 개발했다.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삐에로쑈핑은 메인 동선을 1.8m, 곤도라간 동선은 0.9m가 되도록 매대를 배치했다. 메인 동선이 4m, 곤도라간 동선이 2.5m 정도인 일반 대형할인점과 비교하면 촘촘함이 느껴진다.

 

상품과 함께 붙은 ‘급소가격’이나 ‘갑오브값’이란 단어의 의미도 눈길을 끈다. 급소가격은 ‘들으면 누구든 헉 소리를 낼 것이다’라는 설명처럼 초특가 상품을 뜻한다. ‘갑오브값’은 카테고리 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의미한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개장한 삐에로쑈핑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삐에로쑈핑의 브랜드 확산에 다소 걸림돌이 있어 보인다.

 

삐에로쑈핑은 좋은 상품을 싼값에 살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며 쇼핑 명소가 된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 돈키호테는 지난해 기준 약 37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이소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삐에로쑈핑 측은 “상품구성만 놓고 보면 다이소도 우리와 부분 집합이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마트가 오히려 상품 부분에서 많이 부딪히고, 저희가 취급하는 상품은 다이소랑 50% 정도 밖에 안 겹친다”고 말했다.

 

돈키호테와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상품 구성이나 동선을 보면 유사한 게 맞지만 돈키호테는 상품 구성 측면에서 매장마다 거의 비슷하다”며 “우리는 가격 메리트가 크고, 중소기업 제품이 많고, 상품 구성이나 소싱 측면에서 차이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이 향후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그 육성할 계획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