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감소세 …하반기 걱정되는 ‘불안한 수출’

산업부, 6월 512억弗 잠정집계 / 사상 첫 4개월 연속 500억달러 돌파했지만 2017년동기대비 0.089% 줄어들어 / 반도체·석유 외 선도 품목 없어 / 美 보호무역 강화 등 타격 예상 지난 5월 반등했던 수출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내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올 하반기 수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다만 지난달까지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4개월 내리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089% 줄어든 512억3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수출은 지난 4월 1.5% 줄었다가 5월 13.2% 늘었다.

산업부는 조업일이 지난해보다 1.5일 감소했고, 지난해 6월 대규모 선박 수출(73억7000만달러)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6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23억8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역대 2위의 성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월별수출이 연간 4회 및 4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정부는 올 들어 월별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출 증가가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보다는 세계 경기 회복, 반도체 경기 호황, 국제유가 상승 등에 기반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수출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기업들은 수출이 전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의 수출선행지수에서도 가격경쟁력 평가지수가 아홉 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의 6.4%에서 하반기 4.6%로 낮아지면서 연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 증가율 15.8%의 3분의 1 수준이다. 더욱이 그동안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마저 하반기에는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42.5%보다 둔화한 15.9%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경기 호황에 힘입은 반도체·컴퓨터와 유가 상승 혜택을 본 석유화학·석유제품을 제외하면 수출을 견인하는 품목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하반기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에 대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하반기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의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하방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올해 수출 4% 증가 목표 및 무역 1조달러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인력 구조조정을 겪으며 ‘시련의 시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조선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조선사들이 일감 부족으로 명예퇴직이나 순환휴직 등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부로 해양플랜트 부문 임원의 3분의 1을 감축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연말까지 1000∼20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구조조정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