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정상화 없인 경쟁력 못 키운다

한국축구, 카타르를 보라③· <끝> / 시즌 평균 관중 5000여명 불과 / 팬들 냉대 속 투자도 얼어붙어 / 리그 전체의 질적 하락 악순환 / 지역밀착 강화 등 해결책 시급 3일 아침 한국축구팬들은 씁쓸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한국축구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 월드컵 16강전에서 우승후보 벨기에와 막판까지 접전 승부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축구 성장의 기반이 된 것이 프로축구 J리그의 탄탄한 인기다. J리그의 평균 관중은 2017년 1만8000명을 돌파했다. 2부리그조차도 1만명 이상 관중이 들어차는 경기가 흔할 정도다. 올 시즌 1부리그 평균관중 5000여명에 불과한 K리그로서는 부러운 이야기다.

멕시코, 독일 등 탄탄한 프로리그를 갖춘 국가들처럼 일본도 현재의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리그에서 배출되는 인재들과 이들을 향한 팬들의 관심이 선수들과 대표팀 성장의 원천이 돼 주는 까닭이다. 벨기에전에서 뛴 일본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해외파지만 이들이 데뷔해 성장한 곳은 J리그다. J리그 출신 해외파들의 월드컵 활약은 자연스럽게 국내리그 인기로 선순환된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재개 미디어데이에서 (왼쪽부터) 성남 FC 윤영선, 인천 유나이티드 문선민, 아산 무궁화 주세종, 전북 현대 모터스 이용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과 너무도 대비된다. 매번 월드컵이 끝난 뒤 투혼을 발휘한 K리거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급증하곤 했지만 K리그는 이들을 팬으로 흡수하는 데에 번번이 실패하곤 했다. 팬들의 냉대 속에 구단들의 투자까지 얼어붙으며 리그 전체의 질적 하락까지 계속되고 있다. 리그를 이끌 유망주들을 중동, 일본, 중국 등에 빼앗기고, 외국인선수 수급도 예전만 못하다. K리그 최고 흥행카드로 꼽혔던 서울과 수원 간의 ‘슈퍼매치’ 등 주요 빅매치들의 경기력도 축구팬들의 기대치를 웃돌지 못했다.

결국,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려면 팬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축구를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다시 보고 싶은 경기’가 양산돼야만 한 번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두 번, 세 번 축구장으로 다시 찾게 된다. 이를 위한 유스 및 지도자 육성, 스카우트 시스템 확충, 투자 강화 등은 필수다.

지역밀착 강화도 K리그 정상화를 위한 열쇠 중 하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우리나라 K리그나 J리그 자체가 유럽 빅리그를 능가할 수 있는 경기력을 가지기는 어렵다. 결국 K리그 구단을 팬들이 ‘내 팀’으로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지역밀착을 더욱 강화해야 팬들을 붙잡아둘 수 있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