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7-05 21:02:07
기사수정 2018-07-05 22:10:08
작업 모르고 작동… 기계에 끼여 / 전국 6기 중 1기꼴 검사 안받아 / “정부, 관리·감독 강화” 목소리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기계식 주차장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기계에 끼어 숨졌다.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노후한 기계식 주차장들을 대상으로 정밀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10분쯤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송정역 인근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A(70)씨가 지하 2층의 고인 물을 빼내기 위해 양수기를 설치하다 주차장 기계가 움직이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이 건물 입주자 B(55)씨가 작업 사실을 모르고 주차하려다가 생긴 사고로 밝혀졌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 강동구의 한 병원 기계식 주차장 관리원 C(68)씨가 주차장 청소를 하다 발을 헛디뎌 10m 아래 지하 3층으로 떨어졌다. C씨는 사고 2시간여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인천 남구의 신축빌라 기계식 주차장에서도 차량용 승강기를 점검하던 작업자 2명이 추락해 크게 다쳤다
지난 4월20일 부산 남구의 한 빌딩에서도 건물 관리기사 D(60)씨가 지하 2층 기계식 주차장에서 배수펌프 점검 작업을 하던 도중 주차관리인이 주차 기계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철제 차량운반기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3월까지 기계식 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고만 58건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기계식 주차장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는 30명, 부상은 19명이다. 차량도 22대가 파손됐다. 대부분 주차장 관리자나 운전자 등 사람에 의한 사고였다.
기계식 주차장은 심각한 주차난 탓에 매년 1000여곳씩 증가해 지난 5월 기준으로 전국 4만7400여기가 운영 중이다.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안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계식 주차장 6기 중 1기는 당국 검사를 아예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인을 배치하지 않은 주차장 비율도 비슷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계식 주차장을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국토부에 기계식 주차장 발빠짐 사고 관련 안전기준을 강화할 것과 차량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문 강도 등의 안전기준, 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등 안전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앞다퉈 기계식 주차장의 안전 규정을 보강한 법 개정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최근 주차장법 개정에 따른 세부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기준에 따르면 10년 이상 된 기계식 주차장이나 중대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 관리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하는 4년 주기의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송규 안전전문가(기술사)는 “노후 시설일수록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면서도 “사실 기계식 주차장 안전사고가 대부분 보수 등 작업 도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업 중에 누가 실수로 기계를 작동시키더라도 작동이 안 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