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포털 3사 압수수색

추가 댓글조작 정황·아이디 확보 / 靑 인사청탁 변호사 오늘 조사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네이버·다음·네이트 포털사이트 3사를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5일 이들 업체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드루킹의 댓글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추가 아이디의 가입 정보와 댓글 작성 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경찰이 송치한 수사기록 등을 통해 그간 파악되지 않았던 댓글조작 정황과 사용 아이디를 대량 발견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수사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드루킹의 댓글 조작 건수 혐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500여개 기사의 댓글 1만6000여개에 대한 공감·비공감 클릭 184만여건을 조작한 혐의로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드루킹 측이 2016년 11월부터 7만5000여개 기사의 댓글 110만여개에서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기록을 지난달 26일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해당 댓글에 대한 조작 클릭 수가 총 86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1심 선고를 앞둔 드루킹의 공범들은 검찰의 추가 수사를 사실상 거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등 일당 4명의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지난달 말 경찰이 넘긴 추가 댓글 조작 혐의의 조사를 위해 일부를 소환했다. 하지만 이들은 “변호인을 선임한 뒤 조사받겠다”며 진술을 거부해 검찰은 구치소에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준(40·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가 홀로 4명의 재판과 특검 수사를 맡고 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공범 필명 `솔본아르타` 양모(35)씨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특검팀도 마 변호사가 드루킹 등 4명을 모두 변호하는 바람에 조사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필명 ‘서유기’ 박모(30·구속)씨와 ‘솔본아르타’ 양모(34·구속)씨 등을 소환해 조사하려 했으나 변호사 입회 문제로 조사가 차질을 빚었다. 드루킹과 공범들이 변호사를 핑계로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추가 기소될 가능성을 피하고자 ‘버티기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특검팀은 드루킹이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경제적공진화모임’ 핵심 회원이자 ‘삶의 축제’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윤모 변호사를 6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 드루킹은 윤 변호사를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혜진·배민영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