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경기 연속 출루' 추신수,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

멈출 줄 모르는 ‘추추 트레인’이 올스타전까지 질주한다. 47경기 연속 출루기록을 이어간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생애 첫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추신수는 9일 MLB 사무국이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아메리칸리그(AL) 외야수 후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지 13년 만에 첫 꿈의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MLB 올스타전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건 박찬호(2001년·당시 LA 다저스), 김병현(2002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추신수가 세 번째다.

AL 올스타와 내셔널리그(NL) 올스타는 각각 32명으로 이뤄진다. 추신수는 팬 투표로 뽑힌 선발 출전 선수 9명에 들지는 못했지만 감독, 코치, 선수들의 투표와 MLB 커미셔너 사무국의 추천으로 뽑힌 AL 올스타 22명 중 한 명이 됐다. 나머지 최종 32번째 선수는 팬투표로 선발한다. MLB 올스타전은 18일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다.

추신수는 올 시즌 타율은 0.293에 홈런 17개와 42타점을 수확했다. AL 타자 중세 번째로 많은 볼넷(56개)을 얻고 출루율 순위에서 4위(0.399)에 자리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에선 AL 8위(0.903), 최다 안타 공동 10위(98개)를 달리고 있다.

텍사스 구단은 13일 만 36번째 생일을 앞둔 추신수가 1986년 38세로 올스타전에 출전한 투수 찰리 허프 이래 텍사스 구단 선수로는 두 번째 최고령으로 첫 올스타전 출전의 영광을 안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추신수는 텍사스 선수 중에선 유일하게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로 뽑혀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무엇보다 이날 추신수는 극적으로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며 텍사스 구단 신기록의 주인공이 돼 기쁨이 두 배였다. 추신수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방문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8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록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더군다나 9회초 텍사스 마지막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나면 추신수가 타석에 설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1사 후 로널드 구즈먼이 중전 안타를 쳐 추신수에게 기회가 왔고 9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추신수는 상대 우완 빅터 알칸타라의 2구째 시속 140㎞ 체인지업을 때려 빗맞은 타구로 행운의 내야안타를 만들며 극적인 출루에 성공했다. 타구가 크게 바운드된 후 느리게 3루수 앞으로 굴러가면서 디트로이트 3루수는 하이머 칸델라리오가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텍사스 동료들은 더그아웃에서 크게 손뼉을 치며 추신수의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허벅지 부상 여파로 전력질주가 쉽지 많은 않았기에 더욱 기쁜 안타였다. 

이로써 추신수는 5월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이어 온 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47경기로 늘리며 훌리오 프랑코가 1993년 달성한 종전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을 넘어선 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이제 추신수는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와 앨버트 푸홀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보유한 현역 선수 최다 연속 출루 기록(48경기 연속 출루) 달성도 눈앞에 뒀다. 이 마저도 넘어선다면 윌 클락이 1995년 9월 7일∼1996년 5월 12일까지 두 시즌에 걸쳐 이어간 58경기라는 텍사스 구단 최장 연속 출루 기록에 도전한다. 한편 이날 경기는 텍사스가 3-0으로 승리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