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일당 ‘대포폰’ 추정 유심 정보 53개 확보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일당의 차명폰 개설에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유심(USIM) 53개 정보를 추가로 확보해 신원 확인에 나섰다.

박상융 특검보는 11일 브리핑에서 “전날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휴대전화 21개와 함께 입수한 유심 관련 자료 53개에서 가입자들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가 언급한 유심 관련 자료란 신용카드 크기 플라스틱 심 카드에서 손톱만한 크기의 유심칩 부분을 떼어낸 나머지 부분이다. 특검팀은 이같은 카드 53개가 고무줄에 묶여 종이박스에 담긴 채 쓰레기봉투에 버려져 있었고 유심칩 자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유심 관련 자료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로 추정되는 닉네임과 유심칩 번호가 각각 적혀 있다”며 “개설한 대포폰이 매크로(자동입력 반복) 프로그램의 작동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 10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 씨 일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에서 유심칩이 들어있던 카드형 케이스 53개를 발견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제공
특검팀은 유심 관련 자료에 적혀 있는 카드번호를 통해 가입자 인적사항과 경공모 회원의 닉네임의 비교·분석에 나설 방침이다. 또 경찰이 느릅나무 출판사를 지난 3∼4월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했을 당시 이들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건물주를 상대로 휴대전화와 유심 등이 뒤늦게 발견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아울러 김경수 경남지사,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을 상대로 계좌추적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들 명의로 된 금융기관 계좌 등의 최근 수년간 거래내역에서 드루킹 일당과 관련 있는 자금 흐름이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