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전원주택단지 개발 현장서 고인돌 무더기 발견

전남 나주시 도래마을 전원주택단지 개발사업 현장에서 고인돌군이 발견됐다.

13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나주시 다도면 도래마을 ‘도래지구 신규마을 정비구역 생활환경정비사업’ 현장에서 측량 작업을 하던 공사 관계자들이 고인돌 상석으로 추정되는 바위를 발견해 이를 나주시청에 통보했다.

이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나주시 역사도시사업단은 문화재 전문가인 이정호 동신대학교 교수와 함께 10, 11일 이틀간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현장을 확인한 이 교수와 사업단은 바위 7기 정도가 청동기시대 고인돌임을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인돌들은 최대 높이가 약 2m, 넓이 5m 정도로 고인돌 상석 아래 작은 바위들이 받쳐져 있다.

이 교수는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7기 정도가 지금으로부터 2000∼3000천년 전 청동기시대 만들어진 형태의 고인돌로 판명됐다”며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순지역 고인돌과 비슷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동기시대 고인돌의 특징은 고인돌 상석 주변 작은 바위 등에 그 당시 물건들이 매장돼 있는 것”이라며 “상석 뿐만 아니라 시굴조사를 통해 매장 문화재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인돌이 발견되면서 나주시는 먼저 공사중지 행정절차에 들어가는 한편 고인돌 발견 사실을 문화재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이후 문화재청이 사업자에게 보존대책을 전달하면 사업자는 문화재발굴 전문업체와 용역을 통해 시굴조사에 나선다.

시굴조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실시될 전망이다. 또한 나주시는 개발현장 위쪽으로 고인돌로 추정되는 바위가 더 있다는 사실을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하고 조만간 추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나주시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고인돌 말고 공사현장 윗쪽에 비슷한 바위들이 더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추가조사를 거쳐 고인돌이 총 몇기 규모인지 등을 전문가 자문을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남지역에서 또 고인돌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청동기시대 당시 한반도에 살았던 청동기 세력에게서 지배세력에 대한 성대한 장례문화가 광범위하게 유행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앞서 전남에서는 화순과 나주, 순천, 여수 등지에서 고인돌이 발견됐으며, 화순 고인돌 유적은 지난 2000년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한편 나주시는 농어촌정비법에 근거해 이곳에 39세대 규모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나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