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스토리] "한 우물만 판다"… 전문성 살리는 터줏대감들

특정 상임위 활동 고수 눈길/변재일·오세정·송희경 등 과방위 남아 /국방통 김종대·경제통 김광림도 “잔류”/초선 박용진, 비인기 정무위 사수 의지 ‘한 우물만 판다.’

20대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치를 앞두고 인기 상임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상임위에 눌러앉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 상임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왼쪽부터) 김광림, 김종대, 박용진, 변재일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후반기에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변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과방위의 전신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맡았다. 이후 19대 국회에서 국토위를 거친 뒤 20대 국회 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복귀했다.

과방위는 문재인정부 집권 2년차 핵심 경제 기조인 혁신성장과 연관이 깊은 상임위다. 하지만 정책적인 중요성에 비해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인기 상임위로 분류된다. 하지만 과방위는 매번 반복되는 방송장악 논란이 전문성 살린 의정활동에 걸림돌이 되기 일쑤다.

과학기술 정책에 관심이 많은 바른미래당 오세정·신용현 의원도 과방위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IT업계 출신인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도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서 간사를 맡은 만큼 과방위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디어 관련 논의에 앞장선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잔류가 점쳐진다.

이번 국회에서 국방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후반기에도 국방위원회를 지킬 공산이 크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9명의 사무실 직원을 확 줄여 1명이면 충분하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국방위 현안은 지역구 예산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지역구 의원들이 꺼리는 추세다.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역임하고 2008년 18대 국회에 들어온 김 의원은 10년 동안 기재위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경제기획원 예산실, 기획예산처 등 경제 부처에서만 30여년간 근무한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전반기 국회에서 한국당 기재위 간사를 맡았던 추경호 의원도 잔류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으로서는 하반기 열릴 국정감사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만큼 이들을 내세워 정부여당의 실정을 집중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상임위였던 정무위원회는 전반기에 맹활약을 펼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사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박 의원은 초선이지만 전반기 국회에서 대기업이 시장경제 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할 때마다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삼성전자 오너 일가가 현행법의 맹점을 파고들어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려 할 때 규제책을 주도하며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는 성과를 이끌어내 ‘삼성 저격수’에 이어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예상 외로 당 내 지원자가 많아 정무위에 잔류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