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융커 비틀거린 것은 통증 때문…음주 탓 아냐"

유럽연합(EU)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 만찬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린 것은 통증 때문이었다고 13일 해명했다.

그러면서 융커 위원장이 술에 취했다는 것은 "모욕적인 것"이라고 부인했다.

올해 63세인 융커 위원장은 11일 밤 브뤼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나토 정상 만찬 회동에서 반복해서 제대로 몸을 지탱해 서 있지 못해 결국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당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융커 위원장을 부축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 모습을 지켜봤다.

집행위의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대변인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융커 위원장이 11일 밤 경련을 동반한 좌골 신경통이 발병해 고통을 겪었다"면서 "융커 위원장은 좌골신경통으로 인해 걷기가 불편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고, 불운하게도 지난 11일 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융커 위원장은 고통스러운 순간에 뤼테 총리와 코스타 총리가 도움을 준 데 대해 공개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한다"면서 "융커 위원장은 치료 약을 먹고 있고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좌골 신경통은 다리와 등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질환이다.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5년으로 융커 위원장은 내년에 임기를 마치게 된다.

하지만 11일 만찬 회동 때 융커 위원장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술에 취해서 그랬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융커 위원장의 대변인은 당시 융커 위원장이 술에 취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부인해왔다.

시나스 대변인은 또 융커 위원장이 12일 나토정상회의와 집행위의 모든 일정에 참여했고, 내주에도 중국, 일본 방문을 포함해 매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 행사에서 보여준 융커 위원장의 행동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2015년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오프닝에서 회원국 정상들의 머리에 키스하고, 정상들의 타이를 만지작거리고, 등과 배, 가슴, 얼굴 등을 손바닥으로 철썩철썩 때려 구설에 올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