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7-18 03:00:00
기사수정 2018-07-17 21:00:23
日 인문학자, 예수의 말 재해석 책 내놔
2000년 전 살다 간 예수가 지금 시대에 존재한다면 어떻게 말을 했을까. 또 그 말을 듣는 현대인들은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일본 인문학자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책 ‘예수의 언어’(사진)는 이런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이다. 저자는 예수의 말을 성서 그대로 전하지 않는다.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을 때로는 대폭 생략하고, 예수의 비유를 새로운 말로 풀어낸다. 교회 입장에서야 불경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저자는 이 책이 종교가 아닌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신앙서나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 아니다”며 “단지 약자의 편에 섰던 예수라는 한 사람의 말을 적어 놓은 책”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내일 일을 염려치 마라”는 마태복음 6장 34절을 “‘내일은 어떻게 될까’하며 끙끙 앓지 마라. 내일 일을 이래저래 상상하는 것은 더 큰 고민을 낳을 뿐이니까”라고 풀었다.
“오늘은 오늘대로 최선을 다했으니 된 것이다. 오늘을 열심히 산 자신에게 만족하자.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밥을 먹고 여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푹 자자. 그리고 웃자.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여 주자. 달과 별과 사랑에게 위안도 받자. 오늘도 자기 나름대로 잘 살았다고.”
마태복음 9장 16절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이는 기운 것이 그 옷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됨이요”는 이렇게 해석된다.
“오래돼서 탁해진 물에 새로운 물을 더한다고 깨끗해지지 않는다. 막 떠온 깨끗한 물은 새로운 잔에 따라야 한다. 이렇게도 당연한 이치를 잘 알면서 인사나 조직은 왜 그렇게 어리석게 배치하는 것인가.”
저자는 ‘초역 니체의 말’, ‘지성만이 무기다’, ‘처음으로 알게 된 불교’ 등 기존 개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철학과 종교 해설서를 여러 권 펴냈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