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7-19 11:56:48
기사수정 2018-07-19 11:56:47
김선수, "통진당 해산으로 헌재의 존립근거 부정" 발언 진의 추궁당할 듯 / 정당해산 파생사건 맡은 노정희·이동원, "재판 간섭 있었나" 질문 불가피
국회가 오는 23일 김선수, 24일 노정희, 25일 이동원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각각 열 예정인 가운데 사흘 내내 화두는 옛 통진당 해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3∼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사건 심리 당시 변호인이었던 김선수 후보자는 ‘이념적 편향’을 추궁하는 질문이 쇄도할 전망이다. 노정희·이동원 후보자의 경우 통진당 해산 결정에서 파생한 관련 사건들 재판에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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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대법관 후보자 |
◆헌재 존립근거 부정? 김선수 어떻게 해명할까
1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통진당 측을 대리하는 변호인단 단장으로서 2014년 12월19일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선고 직후 “헌법재판소는 독재정권에 항거한 민주화 투쟁의 역사적 결실로 출범했다. 그런데 오늘 결정으로 헌재는 그 존립 근거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옛 통진당을 변론한 경력, 그리고 헌재 선고에 반발하며 던진 비수같은 말 등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그의 대법관 임명에 적극 반대하는 주된 근거다. 이번에도 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통진당 옹호 이력 등을 들어 그가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물임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미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이념적으로 편향된 이들을 위해 뛰는 ‘선수’로는 어울려도 이념적으로 공정해야 할 ‘심판’의 적임자는 아니다”고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실제로 통진당 해산 결정에 비판적인 김 후보자 같은 이들을 대하는 한국당 등 보수진영의 시각은 차갑기 그지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뒤 국회에 낸 임명동의 요청사유서에서 김 재판관이 옛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사건 당시 재판관 9명 중 유일하게 해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낸 점을 높이 평가했을 때가 가장 대표적이었다.
헌재 결정으로서 법적 효력이 있는 다수의견 대신 소수의견을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의 첫번째 사유로 든 문 대통령의 ‘속좁은’ 처신은 야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헌재가 8대1의 압도적 다수로 결정한 사안인데 굳이 소수 편을 드느냐”고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질타했다. 결국 김 재판관은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헌재소장이 되지 못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이번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동의 요청사유서에는 그가 옛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 변호인단장을 맡아 활동한 경력은 아예 기재하지 않았다.
◆통진당 사건에 외압? 노정희·이동원 측 입장은
김 후보자와 나란히 대법관으로 임명제청된 노정희·이동원 후보자도 통진당 해산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 우선 노 후보자는 2016년 광주고법 전주원외재판부 행정1부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옛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이현숙 전북도의회 의원이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퇴직 처분을 취소하고 지위를 확인해달라”며 전북도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다. 당시 헌재 결정으로 지방의회 의원직도 자동으로 상실되는 것인지, 지방의회 의원들 중 비례대표 의원도 마찬가지인지 등을 놓고서 법리공방이 일었다.
노 후보자는 “공직선거법 192조 4항은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자의로 당적을 벗어나는 경우 당연 퇴직하도록 하는 한편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이 타의로 당적을 이탈·변경하게 되면 그 직을 보장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이 도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 후보자도 2016년 서울고법 행정6부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헌재의 위헌정당해산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잃은 옛 통진당 의원들이 “의원직 상실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다. 당시 헌재 결정으로 의원직이 자동 상실된 만큼 법원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헌재 결정과 별개로 의원직 상실 여부는 법원의 심판 대상인지를 놓고 법리공방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옛 통진당 의원들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이 심판권을 갖는다”고 판결해 행정소송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위헌정당해산 결정의 효과로서 소속 의원이 당연히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두 판결에 법원행정처가 개입하려 한 구체적 정황이 행정처 내부 문건 등에서 잇따라 발견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24∼25일 열릴 노·이 두 후보자 청문회에선 통진당 해산 파생사건 재판에서 행정처 등 외부의 관여나 간섭이 있었는지 캐묻는 의원들의 추궁이 날카로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