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의울림]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우울한 개학

“앞으로나란히.”

지난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두인 마을의 칸 알아흐마르 초등학교에서 이른 개학식이 열렸다. 9월부터 새 학기인 팔레스타인에서 두 달이나 빨리 수업이 시작된 것이다. 학기가 일찍 시작된 이유는 아이들이 알기 힘든 정치적 분쟁 탓이었다. 현재 이스라엘은 수도로 공포한 예루살렘과 가까운 베두인 지역을 요충지로 보고 이 곳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위해 예루살렘 외곽 아부 디스에 거주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베두인 주민들은 이주 지역의 경우 주요 수입원인 가축을 기를 수 없는 곳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강제로 건물을 부수고 주민들을 추방할 조짐을 보이자 팔레스타인 측이 이를 막을 수단 중 하나로 이른 개학을 시행하게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 속에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두렵고 우울한 개학이 시작됐다. 

이희경 기자·AFP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