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먹고 냉수샤워하고…서울대공원 동물들의 여름나기

한반도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에 서울대공원 동물들도 다채로운 방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며 여름을 나고 있다.

27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사육사들은 물과 얼음으로 동물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각종 보양식을 먹여 고온 스트레스로 저하된 면역력과 활동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더위에 약한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얼린 닭고기와 소뼈를 여름철 특식으로 먹는다. 호랑이들은 시원하게 날리는 무독성 인공눈 속에서 재미있는 여름을 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은 동태와 과일얼음으로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는 동물도 있다. 열대지역에 서식하는 아시아코끼리는 사육사들이 뿌려주는 물줄기로 시원한 냉수 마사지를 한다. 대형 얼음과 과일이 담긴 물웅덩이에서 피서를 즐긴다.

비를 좋아하는 점박이물범들이 사는 해양관에는 올해 처음으로 분수가 설치됐다. 올해 3월 태어난 아기 점박이물범들도 태어나 처음 보는 분수를 즐기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28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토·일·공휴일마다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해 동물들의 여름나기를 공개한다. 야행성 동물들의 새로운 집인 ‘야행동물관’과 세계 호랑이날 기념 ‘호랑이 특별 설명회’도 볼만하다.

서울대공원은 “동물원 속 동물들이 야생에서처럼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먹이와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환경 또한 서식지와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하며 동물 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