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송정 마을, 삶을 이야기로 만들어 감동을 주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16 공공 디자인으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 부여 송정 마을은 ‘송정 그림책 마을’ 주제로 선정돼 사단법인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한명희 이사장 총괄 하에 사업이 이뤄졌다.

송정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업에 자신의 삶을 그림책으로 녹여냈다. 그림책엔 거창한 이야기가 담겨있거나 영웅담이 쓰여 있지 않지만 마을 주민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그림책은 시골 마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명희 이사장은 “공공 디자인이란 살아왔던 공간이나 삶을 다시 인식하고 해석해 디자인 안에 삶을 녹여내고 표현하는 작업이다”라고 주장했다.

한명희 이사장은 송정 마을을 택한 것에 대해 “군에서 먼저 제안을 해서 왔는데 딱 보기에도 작고 아담한 마을이었다”며 “그렇기에 그림책이 가능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규모가 크거나 사람이 많은 마을이었다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그림책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의 특징은 주민이 편하게 앉아 쉬는 공간에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찾아와 어울리며 그들의 그림책을 보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한명희 이사장은 말했다.

한명희 이사장은 “이번 공공디자인 사업으로 주요하게 구성된 공간은 ‘청룡’과 ‘그림책 정거장’이다”라고 밝혔다. 청룡은 주민이 만남을 가지며 쉴 때 사용하는 쉼터를 꾸민 것이다. 한명희 이사장은 “그림책 정거장은 하루 세 번 들어오는 버스 정거장을 활용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설계가 됐다”며 “아무런 연고 없이 마을을 발견했더라도 언제든지 마을에 오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송정 마을 사업은 청룡과 그림책 정거장 외에 그림책 의자가 있다. 그림책 의자는 마을 주민이 그린 그림책 23권을 각각 한 개씩 의자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마을 주민과 관광객은 언제라도 피곤할 때 의자에 앉아 그림을 보며 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사업에 대해 한명희 이사장은 “단순히 행정적인 사업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지켜가고 이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그건 전체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준비해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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