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09 19:29:35
기사수정 2018-08-09 22:40:52
총영사 자리 제안 진실확인 나서/조만간 金지사 영장 여부도 결정/金 “도정 집중하게 해달라” 자신감/송인배 靑비서관 11일 소환 검토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댓글 조작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9일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을 나란히 불러 대질조사를 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두 차례에 걸쳐 소환조사한 만큼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이 대질신문이란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건 김 지사와 드루킹의 진술이 완전히 상반됐기 때문이다. 드루킹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 와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다”며 “시연회 이후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방법으로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조작을 사실상 승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 참관은 소설보다 더 황당한 얘기”라며 “드루킹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하거나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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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소환 포털 댓글 조작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9일 김경수 경남지사와 대질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김 지사는 지난 6일에 이어 사흘 만에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하루속히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원 기자 |
드루킹 측근에 대한 일본지역 고위 외교관직 제안을 둘러싼 입장도 엇갈린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7년 12월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며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지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김 지사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서 특검팀은 곧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안팎에선 드루킹 측근 도모(61)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만큼 영장을 청구해도 발부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지사는 이날 두 번째로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하루속히 경남 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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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
특검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오는 11일쯤 참고인으로 불러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규명할 계획이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그는 2016년 드루킹에게서 강연료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특검팀은 송 비서관을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지만 200만원의 ‘대가성’이 드러나면 피의자로 입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또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소환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백 비서관은 올 초 김 지사로부터 오사카 총영사직 청탁을 받고 도 변호사와 직접 만나 인사검증을 시도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