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8-08-16 19:35:48
기사수정 2018-08-16 19:35:48
최근 10년간 연 평균 기온 0.1℃ 올라 / 여름 기온 상승과 겨울 기온 하강이 상쇄 / “한파 빈번해지는 것도 지구 온난화 영향”
‘남극과 사하라사막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나라’.
우리나라 얘기다.
남극 해안가의 연평균 온도는 영하 10도, 사하라 사막의 낮 최고기온은 40도 정도다.
그런데 지난 겨울 우리나라 수은주는 영하 25.2도, 올여름에는 41.0도를 찍었다. 한반도를 무대로 반년 사이 극지와 사막을 오가는 ‘남다른 클라스’의 계절변화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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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지난 2월6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 인근 건물의 수도관이 동파돼 고드름이 얼어 있다. 자료사진 |
올해는 유독 이상고온과 이상한파가 두드러졌지만, 이런 현상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일어났다.
16일 기상청에서 열린 언론인 기상강좌에서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최근 10년 동안 여름 기온은 더 오르고, 겨울 기온은 떨어졌다”고 전했다.
최근 30년(1988∼2017년)과 최근 10년(2008∼2017년)의 기온을 비교하면, 여름철 평균기온은 24.6도에서 24.9도로 0.3도 올랐다. 반면, 겨울철 평균기온은 2.4도에서 1.8도로 0.6도 떨어졌다. 여름은 더 덥고, 겨울은 더 추워진 것이다.
겨울·여름철 극한기상 일수에서도 이런 현상이 읽힌다. 서리일수는 3.5일, 결빙일수는 2.4일 늘었다. 1912년 이후 서리일수와 결빙일수는 10년마다 0.9∼3.19일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한파의 내습이 잦아지면서 이런 경향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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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이래 최악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도로에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여름철 극한기상을 보여주는 열대야일수와 폭염일수는 3.1과 0.9일씩 늘었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가 벌어지면서 연평균 기온은 0.1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남극같은 겨울, 사막같은 여름’이 만든 평균의 함정이다.
변 과장은 “최근 우리나라 온도 상승속도가 느려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여름 기온 상승과 겨울 기온 하락이 상쇄됐기 때문”이라며 “겨울철 한파가 빈번해지는 것도 지구온난화 영향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